멕시코에서 해마다 10월 말부터 11월초까지 기념되는 죽은 자들의 날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들이 있지만, 아마도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고 잘 알려진 내용은 아마도 애니메이션 코코인것 같습니다.
코코는 2017년 개봉한 픽사의 애니메이션으로 멕시코의 전통축일인 죽은 자의 날, 일명 Día de Muertos를 소재로 하여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영화 제작 당시 픽사가 만든 여러 애니메이션 중 백인이 주인공이 아닌 사실상 첫번째 장편 애니매이션이라는 점 때문에 주목을 받았고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멕시코의 문화가 소개된다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았던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저에게는 멕시코를 떠나온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멕시코에서 실제 경험했던 Día de Muertos를 떠올릴 수 있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멕시코 죽은 자의 날 그리고, 그와 비슷한 시기에 기념되는 북미 지역의 할로윈은 같은 날일까요?
멕시코 죽은 자의 날, 할로윈과 같은가?
죽은 자의 날, 혹은 죽은 자들의 날로 불리우는 이 기념일은 양력기준 10월 마지막 날인 10월 31일부터 시작해 11월 2일까지 진행되는 축제입니다.
실제 축제는 11월 1~2일에 많이 진행되고 10월 31일은 이 축제의 전야제의 역할을 하는 행사들이 주로 진행됩니다.
시기상 북미 지역에서 특히 크게 치루어지는 할로윈 데이와 거의 날짜가 동일하기 때문에 언뜻 보면 동일한 축제처럼 보이는 면이 있는 이날, 하지만 이 날은 분명 할로윈과는 조금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멕시코의 망자의 날은 조금 더 현지화 되어있고 전통적인 성격이 강하고 조금 더 특색이 있습니다.
그에 비해 북미 지역에서 행해지는 할로윈은 이벤트나 상업적인 색체가 좀 더 강하게 강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굳이 그 기원을 따지고 보자면 일부 맥을 같이 하는 부분이 분명 존재하지만, 현재 진행되는 축제의 의미나 성격은 많이 달라진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죽은 자의 날을 굳이 할로윈과 비교하자면, 할로윈이 좀 더 직접적으로 유럽의 종교적 색체를 강하게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멕시코의 죽은 자의 날은 멕시코 원주민의 기원인 아즈텍 문화를 좀 더 강하게 융합한 문화라고 보는 것이 적합한 듯 합니다.
사실 현재까지도 할로윈과 죽은 자의 날 자체가 그 기원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에 각각의 토속문화에 의해 기독문화가 변경 정착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견이 좀 더 설득력있는 이야기라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실제 멕시코는 인구의 대다수가 가톨릭을 믿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부두교나, 그 외 사교들도 존재하긴 합니다)
멕시코 죽은 자의 날,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이 되다
멕시코 국내에서 죽은 자들의 날에 대한 공식적인 주장은 이 날이 멕시코 원주민들을 중심으로 고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축일이라고 합니다.
멕시코 내 에서는 이런 방향으로 죽은 자의 날에 대한 교육을 시행하고 있기도 하고 자신들의 고유한 문화로 여기고 있습니다. 오래된 전통이자 문화로서 다양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최근(2008년) 이 날은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되면서 현재는 북중미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축제 중 하나로 이름을 알리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과는 별개로 현재도 이 기원에 대한 연구나 조사들에 대한 결과들은 여러 다른 기원들의 근거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와 논쟁은 한동안 계속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

007 그리고 코코
007 스펙터의 오프닝
멕시코의 죽은 자의 날을 떠올리면 가장 유명한 것 중 하나는 엄청난 수의 인파가 몰리는 죽은 자의 날 퍼레이드입니다.
멕시코의 수도인 멕시코시티에서 죽은 자의 날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 중 하나로 진행되는 이 퍼레이드는 마치 처음부터 존재했던 축제의 이벤트로 보이지만 사실 그 시작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이 퍼레이드가 유명해진 것은 2015년 영화 007 스펙터를 통해서 입니다.
이 영화의 오프닝에 이 퍼레이드가 등장하게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영화 이전엔 실제 멕시코시티에서 이런 규모의 대규모 퍼레이드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영화의 오프닝으로 인해 전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면서 2016년 죽은 자의 날 부터 이 퍼레이드가 정식 행사로 조직되었으며 이후 매년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실상 퍼레이드 자체는 007 스펙터가 이 퍼레이드의 기원이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후 멕시코의 대표 축일인 죽은 자의 날이 가지는 축제성 이벤트라는 이미지가 더해져 이 시즌에 멕시코를 찾는 여행객들이 꼭 보아야 할 관광상품의 하나로 꼽히고 있기도 합니다.
마치 영화 스머프 실사판이 촬영되었던 안달루시아의 작은 마을 후스카르가, 영화 이후에도 다시 마을의 색을 하얀색으로 되돌리지 않고 파란 마을로 유지하면서 이를 관광상품화 했던 것과 유사한 사례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코코
애니메이션 코코에서는 죽은 자들의 날을 기리는 멕시코의 일반 서민들이 어떤 마음으로 이 날을 보내는지를 좀 더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죽은 자의 날은 가족이나 친구, 혹은 지인들 중 세상을 먼저 떠난 이들을 기리는 우리나라의 제사와 비슷한 의미를 가지는 날인데 코코에는 이런 멕시코 인들의 정서가 꽤 잘 드러나 있습니다.
또한 이 애니메이션에는 멕시코시티가 아닌 멕시코의 작은 중소 도시 혹은 마을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좀 더 전통방식에 가까운 죽은 자의 날들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미스끽과 미초아칸등에서 보여지는 모습들로 실제로 이 지역은 현지에서도 전통을 잘 이어가고 있는 지역으로 꼽히고 이씃ㅂ니다.
코코에서 그리는 죽은 자의 날의 모습은 이렇게 전통적인 방식으로 보내는 멕시코의 죽은 자의 날에서 찾을 수 있는 다양한 모습들을 거의 다 보여준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축제가 아닌 축일, 혹은 기념일
할로윈과 멕시코 죽은 자의 날 사이의 차이점으로 가장 크게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은 이 날을 지내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할로윈은 최근들어 약간 축제의 개념이나 이벤트로 생각되고 있지만 죽은 자의 날은 여전히 가족이나 친구 지인을 기리는 기념식들을 유지하고 있으며 축제라기 보다는 기념일, 혹은 축일이라는 단어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이벤트로서의 행사들도 강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기본적으로 죽은 자의 날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정서이기 때문에 전통적인 요소가 아직도 유지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멕시코 죽은 자의 날, 가장 기본이 되는 구성 요소는 오프렌다라고 불리우는 제단으로 이 시즌이 되면 도시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관공서나 기관은 물로 거리에서도 볼 수 있고, 가게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금잔화라고 불리우는 메리골드와 자신들이 기리는 인물이 좋아했던 음식과 물건들로 꾸며진 이 오프렌더는 이 시즌 멕시코의 거리에서 또 하나의 신기한 풍경이 됩니다.
또한, 이 기간에 먹는 음식으로는 판 데 무에르토라고 불리우는 빵이 있습니다.
일반 가정에서 만들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제과매장에서 판매를 많이 하기 때문에 이 시즌 멕시코를 방문한다면 한번쯤 먹어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판 데 무에르토는 오렌지껍질등을 넣어 반죽한 빵으로 은은하게 오렌지 향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비슷한 듯 다른 멕시코 죽은 자의 날에 여행을 하신다면 할로윈과 이 날의 차이를 조금 알아본 뒤 여행을 계속하시는 것도 멕시코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